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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략>

뭐 한 몇 년간 세숫대야에 고여있는 물마냥
그냥 완전히 썩어가지고 이거는 뭐 감각이 없어
비가 내리면 처마 밑에서 쭈구리고 앉아서 멍하니
그냥 가만히 보다보면은 이거는 뭔가 아니다 싶어
비가 그쳐도 희꾸무리죽죽한 저게 하늘이라고
머리 위를 뒤덮고 있는 건지
저거는 뭔가 하늘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너무 낮게 머리카락에
거의 닿게 조금만 뛰어도 정수리를 꿍하고 찧을 것 같은데
벽장 속 제습제는 벌써 꽉 차 있으나 마나 모기 때려 잡다
번진 피가 묻은 거울 볼 때 마다 어우 약간 놀라
제멋대로 구부러진 칫솔 갖다 이빨을 닦다 보면은 잇몸에 피가
나게 닦아도 당최 치석은 빠져 나올 줄을 몰라
언제 땄는지도 모르는 미지근한 콜라가 담긴 캔을
입에 가져가 한모금 아뿔싸 담배꽁초가
이제는 장판이 난지 내가 장판인지도 몰라
해가 뜨기도 전에 지는 이런 상황은 뭔가


<하략>




회색빛으로 가득찬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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